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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섭 굿모닝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퇴행성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젊은 여성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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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퇴행성관절염 증가 소식이 화제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에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50대 이상에게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젊은층에서도 무리한 신체활동으로 인해 연골판 손상이 나타나는 등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대 퇴행성관절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다이어트를 위해 다양한 운동을 무리하게 시도한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미국의 정형외과 전문의인 재커리 본 박사는 건강지 <프리벤션>을 통해 “젊은 여성에게서 퇴행성관절염이 많이 늘어난 원인은 운동량 증가에 있다”고 말했다.
◇60세 이상 노인에게
감기만큼 흔한 병
관절염은 60세 이상 노인에게 감기만큼 흔한 병이다. 성인 6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질병이다. 흔히 관절 연골이 닳아서 생기는 퇴행성관절염과 만성적 염증을 동반한
류머티스관절염이 대표적이다.
퇴행성의 경우 초기에 가벼운 통증을 느끼거나 운동시 쉽게 피로를 느끼는 증상이 있다. 증상은 서서히 진행되다 잠시 좋아졌다가 또다시 나빠지기를 반복한다. 그 중 퇴행성관절염은 다양한 관절 질환 중 발생빈도가 가장 높다. 방사선 검사에서 55세 이상의 약 80%, 75세 이후에는 거의 모두 퇴행성
관절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형섭 굿모닝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
발목,
어깨, 손목 등 모든 관절에 관절염이 올 수 있지만, 특히 체중이 많이 실리는
무릎에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하면 통증을 많이 느끼게 된다”며 “관절 안에는 압력을 느낄 수 있는 예민한 기관이 있기 때문에 날씨 변화로 인한 기압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 만일 관절에 이상이 있을 경우 기압 변화를 더 예민하게 느끼기 때문에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은 통증이 있을 수 있는데, 항상 습도를 알맞게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격한 운동,
여성호르몬,
비만 등이 원인
20대는 거의 퇴행성관절염의 초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많지만, 일부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또 20대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발생빈도가 높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운동량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여성에게서 많이 발병하는 것은 여성호르몬 때문일 수 있다. 여성호르몬은
남성호르몬에 비해 관절이 손상을 입는데 예민한 편이다.
이와함께 요즘 젊은 여성들이 다양한 운동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면서 퇴행성 관절염을 앓게 되는 경우도 많다. 빠른 속도, 높은 점프력, 재빠른 회전력 등을 요구하는 동작들은 무릎에 큰 충격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남성과 여성의 신경계에도 차이가 있다. 오리건주립대학교의 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근육은 여성의 근육보다 신경자극에 빨리 반응할 수 있으며, 여성의 근육은 상대적으로 위험한 순간 재빨리 반응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점프 후 착지하는 동작에서 여성은 두 발끝이 안쪽으로 향하는 안짱다리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
김형섭 전문의는 “이러한 자세는 무릎의 안정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방십자인대의 파열을 가져오기 쉽다. 또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경험이 있는 여성의 대부분은 퇴행성관절염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은 과도한 운동뿐 아니라 비만인 사람들에게도 나타나기 쉬워
체중관리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형섭 전문의는 “과격한 운동보다는 식이요법을 병행하면서 서서히 정확한 동작으로 운동량을 늘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통증 없는 범위 내에서 꾸준한 운동 필요
퇴행성관절염은 적당한 휴식과 운동, 약물요법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이미 관절의 상태가 나빠졌다면 수술로
교정하고
재활치료를 받게 된다. 무릎 관절에 심한 통증 때문에 걷기가 어려운 수준이거나 심각하게 관절염이 진행됐다면
인공관절 수술도 고려해봐야 한다.
김형섭 전문의는 “관절염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관절염도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할 경우 대부분 상태가 호전될 뿐만 아니라 완치되는 경우도 많다. 조기 진단은 합병증으로 인한 불편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관절염환자는 물론 예방을 위해서라도 통증을 느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꾸준한 운동은 꼭 필요하다. 무릎 등의 관절에는 특히 수영과 물속에서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이 효과적이다. 운동은 주 3~4회 하루 30분 정도가 알맞다. 계단 오르기는 무릎을 심하게 구부려야 하기 때문에 관절염 환자들에게는 적절하지 않다.
20대 퇴행성 관절염 증가를 막기 위해 주의해야 할 자세도 있다.
김형섭 전문의는 “먼저 양반다리로 오랜 시간 앉는 것을 피해야 한다. 양반다리는 무릎 관절을 과도하게 굽혀 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을 지나치게 긴장하게 한다. 여성의 경우 무릎을 꿇고 앉는 자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는 무릎 관절이 과도하게 꺾인 상태에서 무릎 내부의 압력이 높아져 부담을 주는 자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체중이 1㎏이 늘어날 때마다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은 4~7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과
체중 관리는 관절염 예방에 제1덕목으로 꼽힌다”며 “자주 쓰지 않는 기계가 녹이 슬듯 관절도 아프다고 그냥 두면 점점 기능을 잃고 만다. 실제 관절을 움직이지 않고 한 자세로 장기간 고정하면 관절연골의 약화나 변성이 초래되기 때문에 관절이 안 좋은 사람일수록 꾸준한 운동은 필수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김형섭 굿모닝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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